충남 보령에서 열리는 보령국가유산야행은 조선시대 충청수영성의 역사와 토정 이지함 선생의 지혜를 따라가는 특별한 밤 여행이다. 고즈넉한 수영성의 야경 아래 다양한 역사체험과 전통 공연, 그리고 참여형 프로그램이 어우러지며 방문객들에게 시간여행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보령국가유산야행
보령국가유산야행은 조선 초기 설치된 충청수영성을 무대로 펼쳐지는 야간형 역사문화 행사다. '토정 이지함, 수영성에서 길을 묻다'라는 주제로, 보령 출신의 실학자 이지함의 삶과 사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 올해 행사는 조선시대 풍경을 실감나게 재현한 공간 구성과 참여형 프로그램이 확대되어, 가족 단위는 물론 역사에 관심 있는 여행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수영성 밤을 밝히는 문화유산 체험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야간 경관시설이다. 충청수영성 일대를 따라 조명이 설치돼 있어, 산책을 하며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감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성벽을 따라 걸으면 어느새 보령 앞바다에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와 함께 시간이 거슬러 올라가는 기분마저 든다.
성문 근처에는 나루터 주막과 수영성 프리마켓이 열려 전통 음식을 즐기고 지역 소상공인들의 제품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전통 주전부리와 수공예품은 방문객들에게 좋은 추억이자 선물이 된다.
배우는 즐거움, 보는 감동
무대에서는 연극과 공연이 쉼 없이 이어진다. ‘영보정 달빛 향연’을 시작으로, ‘충청수영 시간여행’, ‘영보정의 하루’, 그리고 ‘진휼청 이야기’, ‘이지함 마당극’ 등 다양한 테마극이 준비돼 있다.
모든 공연은 실제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돼 있어 아이들에게는 생생한 역사 교육의 장이 되고, 어른들에겐 조선의 지혜와 삶을 되새기는 시간이 된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참여형 콘텐츠
보령국가유산야행의 가장 큰 매력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다양성이다.
‘조족등 문화유산 투어’를 시작으로, 토정의 소곤소곤 운세 이야기, 전통 윷점, 솥 갓 체험, 조롱박 부적 만들기, 걸인청의 볏짚 체험, 족욕소금 만들기, 기와집 조명 만들기까지 모두 손으로 직접 만들며 배울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건 ‘최강 충청수군! 내 동료가 되어라!’라는 참여형 체험. 옛 수군의 무기나 복장을 착용하고 조선 수군이 되어보는 이색적인 경험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가볍게 떠나는 역사 산책, 보령의 밤
보령국가유산야행은 단순한 야간 관람 행사가 아니라, 보령의 뿌리를 느끼는 문화 여정이다.
충청수영성은 고려 말부터 조선까지 왜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요충지로, 지금은 그 역사성과 건축미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편 행사장이 위치한 대천항과 가까운 무창포 해수욕장, 보령 머드광장 등 인근 관광지를 함께 둘러보면 하루 일정이 더욱 풍성해진다.
※ 행사 관련 세부 일정이나 운영 시간은 매년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보령시청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마무리
깊어가는 봄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충청수영성에서의 특별한 산책. 역사의 숨결과 함께 걷고, 보고, 체험하는 보령국가유산야행은 누구에게나 기억에 남을 경험을 선물할 것이다.